반딧불의 묘 (火垂るの 墓: Grave Of The Fireflies, 1988)


'호돌이'라는 심볼같지도 않은 심볼이 각인됐던 1988년에 나왔던 꽤나 오래된 애니메이션.
이 애니메이션을 처음봤던게 1998년이니 나온지 10년 뒤에 봤으며, 지금은 2009년이니 이 포스트를 쓰는 건 다시 그 11년 뒤란 얘기.

난 이 작품을 지금까지 딱 3번 봤다. 1998년에 처음 보고 2003년에 다시 봤을 때에도, 그리고 이 포스트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31살이 된 지금도. 역시 세츠코의 화장장면 앞에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.

실은 오늘 동생 신랑이 목사 안수를 받는다고 하여 월차를 내고 수원에 다녀온 사이 다비군이 끄지 않고 상암동으로 가버린 메인 컴 화면에 '제 2의 폴포츠'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와 감동을 먹을 무렵, 자신을 둘러싼 모든 편견을 목소리 하나로 감동시켜버린 폴 포츠의 유투브 동영상을 찾아보기에 이르렀으며, 내친 김에 그간 다비군에게 보자고 졸라댔던 '반딧불의 묘'를 다시 보게 된 순서.

역시나 담담하고 아름다운 영상 사이에 태평양 전쟁의 포화 속에서 생존을 위해 연명하는 두 남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.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런 내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워 했다. 왜냐구?

적어도 나는 종교와 이념, 편견과 국가주의를 넘어서는 인간의 보편성을 믿고 싶으니까.

세츠코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오늘 보고온 귀여운 내 조카 '시은이'가 오버랩되는 건 나의 괜한 생각은 아니리라 믿는다.

by 에르미스 | 2009/04/16 22:26 | Autobiography | 트랙백 | 덧글(2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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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다비군 at 2009/04/17 11:38
전 안 볼거임!! 안봐!! 안봐!!! -ㅁ -
Commented by 준선 at 2009/04/23 16:38
에르형의 눈물이라... 상상이 안된다... -_-a (내가 천공의 나우시카를 보면서 울먹였다는 걸 알면 사람들은 "저주다!" 라고 할지도 모르지만..)

반딧불의 묘를 보고 "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미화한 일본의 제국주의 표방 어쩌고"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에 대해 네이버 댓글 펼쳐봤을 때와 똑같은 감정이 들었던 기억이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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